문집이란 대개 문장이나 시부 등 개인의 모든 저작물을 찬집한 것을 일컫는다. 따라서 이것은 개인 당대의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등의 실상을 살펴보 는데 자료적 가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 종류는 대략 몇 사람의 시문을 함께 엮은 合稿類, 후인이 남겨진 유문 등을 엮은 遺集類, 명성이 있고 저술이 많은 학자들의 저작물을 엮온 全集類, 개인이 남긴 시문과 후인의 頌과 송(贊) 등을 항께 엮은 실기류(實記類) 등으로 크게 나눌수 있다.
이런 문집들은 문벌을 중시하던 신분사회에서 후손들의 조상숭배와 그 가문의 향당에서의 사회적인 지위의 보전 등 명성을 떨친 개인올 중심으로 혈연과 학연 · 지연을 결속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교적 많이 간행되었다. 그러나 그 간행이 가문의 경제적 여건이 허락된다고 하여도 개인 당사자나 그가 속한 문중이 항촌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간행될 수 없었고, 혹 간행되었을 지라도 반질(頒帙)하지 못하였다.
문집은 개인적인 저작물이라는 특성 때문에 편집과정에서 자가선양을 위해서나 간행 당시의 사회적 상황 등 여러 가지의 문제에 따라 특정 사건이 변개 또는 삭제, 혹은 과대평가될 수 있었기 때문에, 그 내용은 보다 미화되거나 무비판적인 성격을 지닐 수 있어 간혹 역사적 진실올 왜곡하여 전하기도 한다. 이 점은 문집의 자료로써의 이용에 한계로 지적되기도 한다. 특히 김종직의 『점필재문집』의 경우처럼 개인 당사자가 정치 ·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경우는 심하면 이미 간행된 문집을 없애버리는 파판(破板)이 일어나기도 하였다.
현재 우리에게 전하고 있는 전적중에서 거의 절반에 이르는 양이 문집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전하는 문집의 종류가 그 만큼 많고 다양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한국학 연구의 자료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문집의 활용은 한국학의 내용을 보다 풍부하게 살찌울 필요불가결한 자료라고 생각된다.
이번 작업은 향후 문집 소재의 세부적인 목록을 대상으로 데이터베이스 하기 위한 준비작업중 하나로 이루어졌다. 작업대상으로 선정한 문집은 약 3,500여명의 것이다. 당초에는 문집 개개별의 간단한 해제를 하는 작업으로 기본 틀을 구상하였으나, 이것은 편자의 능력 밖의 일이고 또 그럴 경우에는 본의 아니게 편자의 주관이 담길 우려가 있어 일정한 틀 속에서 작업하는 것이 보다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따라서 간단하나마 저자의 섕몰연대를 비롯하여 간행시기 · 판본 · 목록 등을 주요 내용으로 수록하였다. 이것은 현존하는 모든 문집을 대상으로 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한계를 가지지만 나름대로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생각되며, 이번 작업에서 수록되지 못한 문집들은 추후 계속적인 보완을 진행할 생각이다.
또 일단 편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지만 문집 저자 개개인의 생몰연대를 파악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대나 분야와는 별개로 여러 문집올 일일이 뒤져보는 것도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런 점에서 개별 문집의 일정한 정리를 통해 간략한 정보라도 얻고자 하는 것은 한국학을 공부하는 사람둘의 한결같은 바램일 것이다. 이 작업이 이런 점에서 한국학 연구자들에게 조그마한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이 기회를 통해 그간 많은 도움을 주신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우선 철부지 때부터 지금까지 모든 면에서 부족한 편자를 채찍질하여 학문의 끝자리나마 설 수 있게 해 주신 신천식 선생님과 김위현 선생님의 은혜를 평 생 잊을 수 없다. 이 작업의 결과가 이 선생님들께 누를 끼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그리고 보다 다양한 학문의 접근방법을 알려주시고 지도해주신 김호일 선생님, 노명호 선생님, 진성규 선생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또 30 여년 동안 우리나라 전국을 돌며 많은 문집을 발굴하여 영인 · 간행하므로써 한국학 연구에 공로를 하신 경인문화사 한상하 회장님을 비롯한 한정희 사장님과 편집실 여러분깨도 감사드리며, 그간의 작업과정에서 여러 도움을 주신 박물관 연구실 동료들의 고마움도 잊을 수 없다.